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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산행 육하원칙
    산 행 정 보 2009. 12. 11. 12:27

    □ 山行 六何原則

    하나. 언제 산으로 가나?

    봄이 좋다.

    가을은 더 좋다.

    여름도 괜찮다.

    겨울은 시리도록 좋다.

    자기가 좋아하는 계절이면 영락없이 더 좋다.

    괴로울 때 가라.

    기쁠 때나 외로울 때도 가라.

    바람 부는 날.

    비 오는 날.

    눈 오는 날.

    눈이 부시게 푸른 날.

    천둥치고 번개치는 날.

    달 밝은 날.

    미쳤다고 생각되는 날까지 가라.

    둘. 어느 산을 갈 것인가?

    가까운 산 몇 번 간 후에 먼 산으로 달려가라.

    낮은 산 오르고. 높은 산 올라라.

    유명하고 아름다운 산은 자꾸만 가라.

    셋. 누구하고 갈 것인가?

   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.

    적으면 적어서 좋다.

    서넛이면 여러가지로 좋고.

    둘이면 손잡기 좋고.

    혼자면 마음대로라 좋다.

    홀로 가면 바람과 구름.

    나무와 새.

    꽃과 나비를

    몽땅 가슴에 담을 수 있어 좋을 뿐더러.

   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어 희한하게 좋다.

    넷. 산에 가서 무엇을 하나?

    기진할 때까지 방황하다 쓰러져라.

    두려움조차 내 것으로 껴안아라.

    새소리도 흉내내보고.

    나뭇잎에 편지라도 적어보라.

    향기에 취해서 야생화를 뺨에 비벼보라.

    도토리 한알 주워 친구에게 선물해보라.

    산정에서는 고함보다 침묵이.

    침묵보다 명상이 엄청 더 좋다.

    다섯. 어떻게 산에 가면 좋은가?

    발가벗고 가라.

    허위와 영악함 부끄러움과

    더러움을 가져주는 옷과

    넥타이. 모자. 양말까지 벗고 가라.

    그렇게 하면 솔바람에 마음을 정갈히 빗질할 수 있고.

    맑은 계곡물에 더러움과 영악함을 헹구기 쉽다.

    여섯. 왜 산에 가는가?

    산이 있기에 간다.

    우린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태어났다.

    대답하기 어려우면 존재론으로.

    더 곤란하면 운명론으로 돌려라.

    더더욱 곤경에 처하면 되물어라.

    "당신은 왜 산에 안 가는가?" 라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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