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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리산 - 서시 전문지리 박물관(역사,문화,) 2022. 8. 8. 09:36
산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
오랜 마음 속 벗처럼
부르지 않아도 항상
푸른 대답을 보내오고
그리움이 깊을 대로 깊어
산빛 너울이 아프다.
미친 눈보라, 갈 곳 없는 어둠
사십 년 징역을 곱게도 사는구나.
물빛 하늘 얼굴들
살아서는 부둥킬 수 없었던
그리움 곁으로 가고
홀로 남아
상처 깊은 짐승처럼
우우우 웅크린
산.
그대
눈부신 억새꽃 바람결로 스미고
깊은 숲그늘 돌틈
철쭉으로 피어나
우리들 일상의
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.
다하도록
스스로가 다하도록 내려올 수 없어
산이 되었던 그대.
우리 곁을 떠나간 벗들은
저 산 되었지
헐벗어 눈 덮인 저 산.
그래, 바라던 조국을 만나
풀씨는 맺었나
슬픔은 없더나.
저 산처럼 서야지
산이 거느리는 핏빛 그리움으로
살아 남아야지
밤마다 이빨 빠지는 꿈을 꾸며
가버린 벗 생각는 일은
그만 두어야지
깊은 숲 그늘 바람, 숨 죽여 울면
아직도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.
1시집의 「지리산1」 -서시 전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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