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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벌바위
    지리산 이야기 2022. 8. 9. 11:37

    벌바위

     

    어떤 분은 바위의 생김새가 벌이 새끼를 칠 때 서로 뭉쳐있는 모양새를

    닮았다고 하여 벌과 관련하여 벌바위, 벌통바위라고 하기도 합니다만

    실은 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전설은 벌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합니다

    그 전설의 내용을 들은 대로 적어보면 이러합니다.

     

    먼 옛날, 그러니까 천오백년도 더 된 마한시대 때의 사건과 관련된 것인데

    와운 마을이 세 번째 옮겨져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기 전에 단 두 가구만 거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

    한 집은 부인이 좀 못 생긴데 반해 다른 집의 부인은 정말 절세가인이었다고 합니다

    그런데 언제가부터 못 생긴 부인을 가진 남자가 감히 가져서는 안될 흑심을 품게 되었습니다

     

    그래서 어느 날 두 남자가 석위버섯을 따러 벌바위로 함께 갔다고 해요

    석위버섯이란 게 바위 벼랑에 많이 달리는 것이란 건 잘 아실 테고...

    못 생긴 부인을 가진 남자가 위에서 줄을 잡고 미인을 거느린 남자가 그 줄을 잡고

    바위 아래로 내려갔는데 고의로 줄을 끊어 추락사를 시켜버립니다

     

    흑심의 남자는 사건의 전모를 숨긴 채 절세가인을 새부인으로 맞아 가정을 꾸립니다

    세월이 흘러 둘 사이에 아들, 딸이 생기고 아무 문제없이 잘 살아 가던 중

    소나기가 억수로 퍼붓던 날 우수에 잠겼음인지 이 남자는 부인의 전남편을

    살해한 과거의 사건에 대해 어느새 털어놓게 됩니다

    자식까지 생긴 마당에 뭔 별탈이 있을까 하고 생각한 거죠

     

    전설이 어찌 `선녀와 나뭇꾼`에서 나뭇꾼의 고백과 유사하기는 합니다만

   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부인은 바로 벌바위로 달려갑니다

    벌바위 아래에서 전남편의 유해를 수습한 후 곧장 관청으로 달려가 사건의 전말을 고하게 되죠

    관청에서는 이 남자에게 눈에는 눈, 이에는 이의 함무라비 법전에 해당하는 형벌을 내립니다

    이 남자를 벌바위에서 떨어뜨려 죽게합니다

     

    즉 벌을 내린 바위란 의미에서 벌바위란 지명이 생긴 전설입니다.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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